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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05 15:03
[후기] 서울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글쓴이 : 서은화
조회 : 3,332  
   성지순례를 다녀와서.hwp (16.4K) [22] DATE : 2012-09-05 15:08:15

찬미 예수님 †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 그 감동을 적어 봅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서울 성지순례를 한다는 메일을 한 달 전부터 받아 왔다.

매년 가는 성지순례여서 이번에도 당연히 가는 걸로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신자들과 그리 친하지 않아서 본당에 세례 받은지 얼마 안되는 동생과 같이 가자고

어렵게 말을 꺼냈던, 흔쾌히 동생이 간다고 해서 너무 좋았다.

하필이면 그 주가 월말이여서 계속되는 야근에 몸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매번 혼자 가는 성지순례를 아는 사람과 같이 가서 아침 일찍 일어나 명동성당으로 출발했다.

가면서 생각을 해보니, 직장사목부와의 인연이 올해 딱 10년째였다.

다시 말해서 최수호 그레고리오 신부님 얼굴을 뵌 지도 10년이 다되어간다.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월례미사와 성지순례 때는 꼭 참석해 주시는 신부님께

이 글을 통해서 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혼자 오는 나를 위해서 보이지 않아 늘 챙겨 주시는 고마움을 난 알고 있다.

이런 마음이 같이 동행한 동생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성지순례한 곳을 하나씩 되새겨 보려고 한다.

그렇게 많이 명동성당을 갔었지만 한번도 지하 묘역은 가본 적이 없었다.

내가 얼마나 수박 겉핥기식 신자였는지 새삼 첫 순교지부터 부끄러웠다.

그 곳에서도 처음으로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단체 봉사자분들을 알게 되었다.

대본도 없이 마이크만 가지고 순교의 역사를 년도를 포함하여 술술 말씀하시는데 정말 입을 닫지 못하였다.

명동성당 뒤 마리아상에 인사를 하고 다음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 성지를 향해 차에 올랐다.

 

생각보다 신자 분들이 많이 와서 난 신부님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였는데도 어느새 신부님은 내 뒤로 와서 “ 마리아~ 왔어~”하고 인사를 해주셨다.

100명이 넘는 신자들 가족들 챙기시는 신부님을 보면서 그 마당발에 다시금 존경에 마지않는다.

 

서소문 순교성지 또한 처음 방문한 곳이었다.

그런 많은 순교자들이 피를 흘린 곳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 탑을 보면서 오랜 시간 있지는 못했지만 정말 조상님들의 순교가 있기에 지금 우리가 이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고개가 숙여졌다.

신자라면 한번쯤 다 들어봤을 정하상 바오로가 순교한 곳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바로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이번 성지순례한 곳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당고개 순교 성지이다.

처음 도착하여 순교자현양위원회 봉사자분이 설명하기 전까지의 내 느낌은 잘 꾸며진 예쁜 성당에 온 느낌이었다.

당고개 주임신부님의 미사 강론을 듣고 나서는 벽돌 하나, 풀 한포기 하나가 그런 의미가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침 우리가 방문한 때가 당고개 성당이 1주년이 된 때라서 의미가 깊다고 하셨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시금 와서 천천히 조상의 역사를 느끼고 싶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새남터 순교 성지였다.

전에도 자주 와 봤던 성지여서 다 알겠거니 했는데 성당에서 보여준 영상물과 봉사자의 설명을 듣게 되니, 내가 다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구나 하는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내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에까지 와서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였으니라는 생각이다.

그 시대만 해도 프랑스인들은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을 때가 아닌가? 그런 나라에 와서 목숨을 담보로 선교 활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정상적인 사람으로서는 납득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오직 주님 하나만 의지하면 그 위험천만한 배를 탔을 프랑스 신부님을 생각하며 나 자신도 비단 내가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미사 참석과 단체 모임 활동에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보이는 신앙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맛있는 해물된장찌개와 밥한공기를 후딱 먹고, 마지막 절두산 순교 성지를 향하였다. 정말 일정표 그대로 정확하게 진행하는 봉사자분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일정이라는 게 조금 늦게 가거나, 일찍 가기 마련인데 거의 10분의 오차도 없이 우리는 마지막 성지에 도착 하였다.

 

절두산 순교 성지는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참 의미가 깊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 방문을 하여 절두산 성지를 방문한 그해에 난 첫영성체를 받았다.

그리고 첫영성체 후 나또한 그해에 절두산 순교성지를 방문했다.

그때에 찍은 사진이 우리집 앨범 깊숙한 곳에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그때는 교황님이 오신 것도, 절두산 성지를 방문한 것도 잘 몰랐고, 간신히 기도문 암송하여 신부님께 검사 받아서 세례를 받는다는 게 나의 최대 목표였기 때문에 부디 신부님 앞에서 떨지 말기를.. 하던 기억만 난다.

 

지금까지도 이름을 알지 못하는 무명 순교자분들을 위하여 다시금 두 손 모아 깊은 경의를 표한다.

 

정확히 4시에 기념사진을 찍고, 신부님께 고생하셨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개인적으로 너무 알찼던 성지순례여서 기쁜 마음으로 헌혈의 집을 찾았다.

지금껏 내가 신앙을 위해 순교를 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오늘 성지순례는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9월에 있는 직장사목부 주최 문화영성아카데미에도 매주 참석을 어렵지만 시간 내서 한번은 꼭 참석하리라 다짐을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계획하는 직장사목부 신부님들을 비롯한 직원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어느 영화배우의 말처럼 잔칫상에 숟가락 하나만 올려서 먹은 기분이지만 감사히 잘 먹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럼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그 분들을 생각하는 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직장사목부 12-09-12 16:3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자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