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으로 바로가기

게시판

 
작성일 : 14-02-14 11:10
쌍둥이 자매, 신앙 열정도 닮아 (평화신문 2014.02.16)
 글쓴이 : 직장사목부
조회 : 1,997  

쌍둥이 자매, 신앙 열정도 닮아

서울대교구 공무원 교우회 봉사자 안혜란, 혜자씨 자매



웃는 모습만큼 신앙생활도 쏙 빼닮은 안혜란(위)ㆍ혜자 쌍둥이 자매. 이정훈 기자 



 
"제가 받은 주님 사랑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자는 거예요. 저도 그런 나눔이 기쁜데, 주님께서는 얼마나 기쁘시겠어요?"(안혜란씨)

 "'순명'은 저의 신앙 좌우명과도 같아요. 순명하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25년 동안 교우회를 이끌 수 없었겠죠."(안혜자씨)

  '기쁨'과 '순명'을 한 목소리로 노래하듯 말하는 이들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안혜란(사비나, 48)ㆍ혜자(미카엘라)씨 자매다. 이들은 웃는 표정과 말투, 모습만큼이나 신앙생활도 닮았다. 언니 혜란씨는 관악구청에서 23년, 동생 혜자씨는 양천구청에서 25년간 구청 공무원 가톨릭교우회 총무로서 일터를 신앙터로 바꿔놓았다.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가 1993년 발족했으니 이들은 이보다 앞서 직장사목을 선도한 셈이다. 지난 1월 11일 쌍둥이 자매에게서 닮은꼴 신앙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 혜란씨는 1991년 관악구청에 처음 교우회를 만들었다. 동료들과 전국 공무원 피정을 다녀온 게 계기였다. 복음나누기로 시작된 모임은 이후 기다렸다는 듯 모여든 공무원들로 금세 불어났다. 이때부터 '미사 동냥'도 시작됐다. 인근 본당 사제들에게 매달 미사 주례를 부탁하며 다닌 것이다. 주님은 꼭 필요할 때 사제들을 보내주셨다. 혜란씨는 총무로서 모임과 미사를 준비하면서 힘들 법도 하지만, 자신을 통해 천주교 신앙을 알게 된 공무원 교우들이 이후 다른 구청에 가서 더 활발한 모임을 만들고 성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의 신비를 느꼈다.

 혜란씨는 "정해진 틀도 없이 막무가내로 준비한 서울시교우협의회 신앙대회를 무사히 치르고, 종교가 없던 시댁 식구들이 저희 신앙심을 보며 주님 자녀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의 큰 신비를 체험했다"며 "특히 5년 전 다녀온 꾸르실료는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그냥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을 나눠주는 일이란 걸 깨닫게 했다"고 고백했다.

 1988년 당시 23살로 직장 내 막내였던 동생 혜자씨는 양천구청 가톨릭교우회 총무가 됐다. 이후 빚 독촉하듯 신자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미사 참례를 권유하는 고된 일을 시작했다. 회원이 모이나 싶었는데, 5년쯤 흘러 참여가 저조해지는 등 위기도 찾아왔다. 하지만 혜자씨의 기도 덕분이었는지 다시 신자 공무원들이 찾아들었고, 현재 교우회는 각 분과와 성가대를 갖추고 200여 명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교우회는 미사 참례와 성지순례 활동에 그치지 않고, 2008년부터 교우들과 조를 이뤄 홀몸 어르신 가정에 반찬 배달봉사를 해오고 있다.

 10년 전부터 감사노트에 매일 감사할 일만 적어오는 혜자씨에게 인생은 감사와 기쁨 투성이어서 모든 게 '하트'로 보인단다. 신앙 안에 신명나게 일하는 교우회원들은 승진율도 좋아 "승진하려면 천주교 신자가 돼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혜자씨는 "주님의 뜻이 아니었다면 제가 25년간 주님의 도구로 장기집권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봉사하고, 저보다 남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하느님은 늘 그 이상을 제게 은혜로 주셨고, 저는 감사와 기쁨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며 웃음 지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12월 오랫동안 한결같이 일과 신앙이 일치되는 삶을 살아온 쌍둥이 자매에게 교구장 명의 공로패를 수여했다.

 혜란씨는 "저와 똑 닮은 동생을 인생과 신앙의 협력자로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저보다 사랑의 그릇이 더 큰 동생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신앙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혜자씨는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 일이라며 투덜거린 제게 뜻하지 않은 공로패까지 선물을 주신 주님 위해 더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 일'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